세 번째 멘토링 프로젝트를 마치며

Lubycon
12 min readOct 2, 2021

지난 6월 26일, 3월부터 시작한 멘토링 프로젝트 3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3기는 5명의 멘토들이 각각 하나의 팀을 맡아 총 15명의 멘티들과 함께 3개월 동안 진행되었고, 모두 열심히 달린 결과 다섯 팀 모두 제품을 릴리즈하는데 성공하게 되었죠.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멘티들은 약 1~2주 간의 아이데이션을 거쳐서 팀원들이 모두 공감하고 집중할 수 있는 제품의 주제를 정하고, 중장기적인 이니셔티브와 단기적인 목표를 함께 정하고 달리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각 팀들은 정해진 하나의 전략과 협업 방식이 아닌 자신들의 제품들의 색깔에 맞춰서 다른 전략을 택하게 됩니다.

그럼 3개월 동안의 멘토링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한번 구경하러 떠나볼까요? 🚀

우당탕탕 제품 개발기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멘티들은 프론트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한 팀이 되어 3개월 동안 제품을 개발하게 됩니다.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의 팀이라는 조직은 일반적인 애자일 조직에서의 스쿼드와 동일한 개념이에요. 애자일 조직에서의 스쿼드는 온전히 하나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조직으로,

스쿼드에 소속된 사람들만으로 제품 개발의 모든 프로세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개발팀, 마케팅팀과 같은 역할 조직에 비해 많은 의사결정권을 가질 수도 있어요.

마찬가지로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팀원들은 각자 자신의 직군에 맞는 최종의사결정권을 가지게 됩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프론트엔드 어플리케이션, 백엔드 개발자는 백엔드 어플리케이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최종의사결정권을 가지게 되는 식이죠.

최종의사결정권자는 그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알고 있고,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즉,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멘토들은 의사결정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니에요.

멘토의 역할은 말 그대로 조언자이기 때문에 같은 팀의 일원으로써 다른 팀원들의 의견에 반론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방법을 제안할 수는 있지만, 결국 최종의사결정은 제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팀원들이 내리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토이 프로젝트 그룹이나 스터디와는 다르게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멘티들은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하드 스킬, 소프트 스킬 부족으로 인한 충돌, 가설 검증 실패, 유저들의 반응,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들을 직접 경험하며 마치 하나의 스타트업을 꾸려나가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 팀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제품과 목표, 그리고 가설 세우기

회사에서 진행하는 비즈니스와 다르게 토이 프로젝트는 업무에 대한 강제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재미 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팀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가슴 설레는 목표와 제품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다소 멀어보이는 목표라도 팀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있다면 좋은 목표에요

팀이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공동의 목표가 없다면 “내가 사용해보고 싶은 기술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겠다”와 같은 개인적인 목표만 존재하게 되기 때문에 팀워크가 생기기도 어렵고, 이런 개인의 목표 간에 생기는 이해관계가 달라서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3개월 동안 빠른 템포로 달리며 제품을 개발해야하는 메이커들이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공감하지 못 한다면 3개월 동안의 토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재미없는 노동이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팀원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일 수 있도록 또렷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해요.

🚀 린(Lean)하게 가설 검증하기

대략적인 팀의 목표와 제품의 주제에 대한 아이데이션이 끝났다면, 이제 MVP의 스펙 정의를 하게 되는데요. 이 MVP는 반드시 개발과 디자인이 동반되어야 하는 제품이 아니어도 됩니다.

이번 3기에서는 우리 팀에서 세운 가설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를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SaaS 솔루션을 사용하여 노코드 제품을 만들거나 간단한 설문 조사를 통해 MVP를 만든 팀이 많았는데요. 덕분에 아이데이션이 끝나고 1~2주 내외로 빠르게 가설의 타당함을 검증한 후 확신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어요.

뾰족한 가설을 세우고 엄청난 트래픽을 가져오며 검증에 성공한 EP4팀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는 다른 스터디나 토이 프로젝트 그룹과 다르게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을 사용하여 제품 자체를 개발하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지 않습니다.

제품은 그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멘토링 프로젝트의 팀들은 “이 제품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집중해서 제품 개발을 진행하게 되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이런 것을 만들어주면 유저들의 니즈를 자극할 것이다”와 같은 가설을 세운 후 빠르게 최소기능제품(MVP)를 만들어서 시장에 출시해야 하고,

출시 이후에는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며 우리의 가설이 맞았는지 혹은 틀렸는지를 점검하고 나서 다시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 가설을 세우고 제품에 추가할 다음 기능을 정의하게 되죠.

이런 방법을 Lean Thinking이라고 하는데요. 결국 Lean하게 개발한다는 것의 핵심은 우리 팀의 제한된 리소스를 엉뚱한 곳에 허비하지 않고 사용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에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멘토들은 멘티들이 더욱 더 Lean하게 생각하고 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애자일 방법론을 소개하고 유저 스토리, 스프린트, 에스티메이션, 팀의 퍼포먼스 측정과 같은 재미있는 애자일 방법론의 여러가지 요소들을 알려주었어요.

각 스프린트의 퍼포먼스를 측정하는 모습

물론 멘토들이 이런 애자일 방법론의 협업 요소들을 팀원들에게 소개해주기는 하지만, 이런 방법들이 무조건 우리 팀에게 잘 맞는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각 팀의 협업 시스템은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팀은 칸반만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팀은 로드맵만 사용하기도 했으며, 또 어떤 팀은 일주일 단위의 스프린트를 돌면서 팀의 퍼포먼스를 측정하기도 했어요.

팀의 퍼포먼스를 측정했던 한 팀은 3번의 스프린트 만에 스프린트 달성률 100%를 기록하면서 빠르게 현재 우리 팀의 퍼포먼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팀원들이 개인적인 이슈로 인해 멘토링 프로젝트에 시간을 많이 쏟지 못 하는 스프린트에는 처리할 이슈의 양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 제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을 빠르게 수집하더라도 우리 팀이 세웠던 가설은 얼마든지 틀릴 수 있어요. 하지만 가설이 틀렸더라도 이번에 배포한 제품의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가설을 세운 뒤, 다시 스프린트를 돌면서 빠르게 제품을 개선한다면 조금씩 시장이 원하는 제품의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죠.

그래서 단순히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한 논리적인 가설 수립과 더불어 유연하되 체계적인 협업 시스템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Lean 방법론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답니다.

📊 릴리즈하고 사용자 데이터 분석하기

앞서 이야기했듯이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몇몇 팀들은 Lean하게 제품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에 빠르면 2주 혹은 1개월 안에 MVP를 만들어서 홍보를 진행하고 유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각 팀들은 Firebase, Amplitude, Grafana와 같은 데이터 수집/분석 SaaS를 사용하였는데요. 루비콘 팀은 멘티 분들이 이 서비스들의 SDK를 사용하는데 드는 학습 비용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서버 사이드 렌더링 환경에서의 버그를 해결하는 과정없이 빠르게 이벤트 로깅을 진행할 수 있도록 @lubycon/logger 라이브러리를 빠르게 제작해서 배포하기도 했어요.

퍼널의 CVR을 확인하면 우리 팀이 어떤 곳의 UX를 향상시켜야 하는 지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나면, 이제 이 데이터들을 분석하여 의사결정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이때부터는 “우리 제품은 이렇게 될거야”와 같은 추상적인 목표 뿐만 아니라 “다음 주 WAU(주간활성사용자)를 10% 상승시켜보자”, “메인 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퍼널로 진입하는 전환률을 20%까지 높혀보자”와 같은 정량적인 목표도 함께 설정할 수 있게 되죠.

특히 이렇게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가설 수립과 검증, 그리고 이런 분석을 좀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한 A/B 테스트와 같은 방법들은 일 잘 한다고 하는 회사라면 모두 사용하고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루비콘 팀에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어요.

루비콘 팀이 발표한 Data Driven Decision 세션의 액션 아이템

하지만 그렇다고 데이터에 너무 의존하면 안돼요. 데이터는 그저 과거에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흔적일 뿐이고 결국 그것을 분석하는 것은 인간의 주관이거든요.

물론 질 좋고 다양한 데이터를 쌓는다면 의사결정도 더 뾰족하게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데이터 자체가 진실만을 이야기해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멘토들은 각 팀에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려주면서도 데이터에 의존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실수들도 함께 이야기해주었답니다.

🤝 투명하고 신속한 커뮤니케이션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는 주로 슬랙이나 구글 밋과 같은 도구들을 사용하여 의사결정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주로 온라인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는 만큼,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로 인해 오해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에 멘토들은 각 팀들에게 더욱 더 “투명하고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었습니다.

아무리 코로나19 이후 1년 동안 온라인 협업 상황이 늘어났다고 해도 아직까지 우리는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기 때문에 슬랙을 사용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아직 낯선 방법일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기 위한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죠.

이런 이유들로 인해 루비콘 팀은 멘토링을 진행하는 중에 발생했던 “슬랙을 자주 확인하지 않게 된다”, “할 말이 없어서 쓰레드를 달지 않았다”와 같은 피드백들을 바탕으로, “팀원의 메세지를 확인했으면 👀 이모지 달아주기”, “PR이 올라오면 슬랙으로 노티를 주는 봇 만들기”와 같은 몇 가지 규칙과 도구를 추가하게 되었어요.

디자인 챕터에서 시작된 슬랙 쓰레드 리액션 잘 해주기 캠페인!
개더타운에 모여서 같이 작업도 해요
깃허브에 PR이 생성되면 리뷰어에게 멘션을 걸어주는 루비콘 봇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슬랙에서 뿐만 아니라 멘토링 프로젝트의 모든 개발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깃허브에서도 이루어졌는데요. 특히 프론트엔드 챕터 같은 경우는 제품을 개발하는 도중에 활발한 코드리뷰를 지향하며, 멘티들끼리 리뷰 메이트가 되어 함께 코드리뷰나 오프라인 페어 프로그래밍을 진행하기도 했었어요.

코드리뷰를 하다보면 개발자들끼리 자연스럽게 의견 교환이 되기도 해요

이런 수많은 액션아이템으로 인해 3기는 3개월 동안 제품 개발을 진행하며 슬랙이나 구글 밋 같은 온라인 협업 도구를 사용한 커뮤니케이션에 많이 적응하였고, 슬랙 메세지 커뮤니케이션 26,626회를 기록하며 2기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많은 메세지를 주고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 멘토링 프로젝트가 끝나고…

이렇게 지난 3개월 동안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았어요.

그렇다면 멘토링이 끝난지 2주 정도가 지난 지금, 이 다섯 팀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네, 다섯 팀 모두 현재까지 토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이제는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에 소속된 하나의 팀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사결정을 통해 본인들만의 제품을 만드는 팀이 된거죠. 그 중 일손이 부족한 팀은 스스로 신규 인원까지 채용하며 프로젝트의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팀의 인원이 늘어나면 기존 팀원들과의 문화적인 핏을 다시 맞추고 제품에 대한 온보딩 리소스를 들여야하는 비용이 들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새로운 팀원이 합류함으로써 팀이 더 많은 리소스를 사용할 수 있다면 같은 기간 동안 팀이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아지고 제품의 디테일한 부분도 더 신경 쓸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도 만족시킬 수 있어요.

다만, 이런 비용과 이익을 고려해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겠죠?

🙋‍♂️ 4기는 언제 시작하나요?

현재 루비콘 팀은 지난 3기에서 쌓은 러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멘토링 커리큘럼을 정비하고 있어요.

또한 4기에 참여하는 멘티들은 루비콘 팀이 제공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데이터 시각화 도구, CI/CD 등을 사용하며 매우 빠른 속도로 제품을 개발하여 출시하고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시 제품을 개선하는 이터레이션에 조금 더 집중하실 수 있게 될 예정이에요. (물론 직접 구축하시는 방향을 선택하실 수도 있구요!)

그런 이유로 다음 멘토링인 4기의 모집은 올해 말인 “2021년 12월”, 그리고 멘토링 기간은 “2022년 1월 ~ 3월”이 될 예정입니다.

이번 4기는 지난 기수들과 다르게 한 달에 50만원 정도의 금액을 받을 예정인데요. 이 금액들은 더 좋은 멘토분들을 모시기 위한 비용과 위에서 말씀드린 인프라 운영 비용, 수료 후 멘티분들에게 나눠드릴 굿즈 제작 등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

모집이 시작되면 루비콘 페이스북 계정에 가장 먼저 공지가 올라오니, 이 계정을 팔로우하고 계시면 빠르게 소식을 받아볼 수 있을 거에요!

현재 4기에 루비콘 팀과 함께 재미있게 멘토링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멘토 분들도 모집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댓글에 첨부한 루비콘 팀 노션의 멘토 모집 문서를 확인해주세요!

👉 루비콘 멘토로 지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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